['기업지배구조 컨퍼런스' 주요내용] 글로벌 스탠더드 일방적 모방 곤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재벌 시스템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내부 견제와 균형 및 이해갈등 조정 기능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국제 기준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는게 능사는 아니다."(박철준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좋은 기업지배구조는 주주ㆍ종업원 등 이해 관계자들의 권익보호 기능뿐 아니라 기업의 영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가능케 하는 전략적 경영 자원으로서의 기능을 갖는다."(윤문석 한국오라클 대표) 한국경제신문이 마련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컨퍼런스'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기업지배구조 컨퍼런스(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주관, 한국오라클ㆍKT 협찬)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황성준 CSFB홍콩아시아증권 사장, 정광선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원장(중앙대 교수),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 서정수 KT 상무, 이석준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등의 주제발표로 진행된다. 주요 세션별 주제발표 내용을 미리 소개한다. ◆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방향 (박철준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글로벌 스탠더드'가 한국 재벌의 이상적인 지배구조 모델은 아니다. 한국의 재벌 시스템에도 장점은 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기업 내부 견제와 균형 기능,이해갈등 조정 기능을 확립하는 것이 한국에 주어진 과제다. 재벌과 같은 오너 경영회사(비상장회사)의 장점은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의 많은 상장사들은 지나치게 단기 순익에 집착하는 단점이 있다. 비상장 또는 가족중심 회사는 대주주 그룹과 가족 내부의 갈등, 경영상의 방만함 등의 문제점도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런 문제를 정공법으로 해결하는 한편 엄격한 경영 규율을 도입해야 한다. ◆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 미국 에너지기업인 엔론이 분식회계로 파산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내부 통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 회계개혁 법안인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의 경우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하여금 재무제표는 물론 내부 통제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인증토록 요구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환율과 이자율의 폭등락 때문에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는 기업이 늘면서 재무리스크 관리의 필요성도 확대되는 추세다. 사실 내부 통제와 재무리스크 관리는 그 출발과 배경은 다르지만 주주가치 경영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투명경영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사적 리스크관리' 체계로 통합되고 있다. ◆ 좋은 기업 지배구조를 지원하는 비즈니스 시스템 (윤문석 한국오라클 대표) 좋은 기업 지배구조는 이해관계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뿐 아니라 기업의 영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가능케 해주는 전략적 경영 자원으로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기업 지배구조가 최근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경영진의 책임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다. 좋은 기업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즉 기업의 성장과 가치를 저해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 경영 관리 및 조직 운영이 곧 비즈니스 시스템을 뜻하는 정보 시대에는 비즈니스 시스템의 전략적 선택 및 구현이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 기업지배구조 평가제도와 활용 (정광선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원장) 지배구조 평가는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 특징을 몇가지 중요한 원칙, 즉 공정성ㆍ투명성ㆍ경영진의 책임성 등에 의해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지배구조 평가는 기업에 대한 기존의 신용분석과 주식 분석을 보완하는 성격을 지닌다. 지배구조 점수가 낮으면 경영자에 의한 주주가치 손실 위험이 높고 이는 곧 자본비용의 상승으로 나타난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지배구조 평가기관이 활동하고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상업적 목적으로 평가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S&P(의뢰평가)와 GMI(무의뢰평가)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가 비영리 목적의 무의뢰 평가를 하고 있다. 지배구조 평가 결과는 앞으로 투자자와 대출기관, 해당 기업의 이사회와 경영자, 정부 및 규제당국 등에 의해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다. 정리=김수언ㆍ김동윤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