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수물자 한국서 대거 조달] '국방조달시장 참여하려면'

우리나라 업체의 경우 미국의 국방조달시장 진출에서 일정한 핸디캡을 갖고 있다. 미국은 국방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21개국 업체들에만 정상적 경쟁을 허용한다. 따라서 한국 같은 MOU 미체결국은 정상가격의 50% 이상을 덤으로 얹어서 경쟁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FCT 프로그램은 이같은 불리한 조건을 우회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FCT 테스트 합격증은 미국을 대체할 유일한 제품·기술 개발국으로 인정하는 일종의 '보증수표'인 셈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 국방부로부터 FCT 테스트를 받고 있는 지누스와 코아블 관계자들 역시 혀를 내두른다. 낙하산으로 탄약 등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코아블 이창환 사장은 "웬만한 군수물자는 대부분 미국내 업체로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군수아이템을 찾는게 시장 진출의 열쇠"라고 말했다. 외국업체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해공작도 만만찮다. 광케이블을 이용한 경비시스템을 개발한 지누스 광통신 사업본부 김광호 사장은 "재작년 두 차례 테스트를 거쳐 미 국회로부터 예산배정을 받아놓았는데도 이스라엘에서 '특허침해' 주장을 제기하는 바람에 법적으로 방어하는데만 3개월을 허비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FCT가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유럽국가들이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반미로 기울어 이들의 비중을 줄이자는 내부 흐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