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산성-'도요타에서' 배운다] (13) '사회공헌활동'

경기도 안양에 있는 대림대학내 자동차관. 자동차공학과가 사용하는 5층짜리 이 건물의 1층 실습실에는 도요타의 최고급 승용차 '렉서스'에 들어가는 엔진, 변속기 등 40여종의 자동차 부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 도요타자동차가 직접 기증한 것 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학교측에 따르면 조만간 완전 조립된 렉서스 승용차도 한대 실습용으로 지원받기로 돼 있다. 대림대학과 도요타는 오는 6일 '산학협동식'을 갖는다. 도요타가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한 T-TEP(Toyota Technical Education Program:도요타 기술교육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는 것. 도요타는 현재 이 프로그램을 50개국 3백60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 실질적인 지원 우선 도요타의 사회공헌은 인심을 쓰는 듯한 단순 기부보다는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쪽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제조를 통한 풍요로운 사회 만들기'란 창업정신을 사회공헌 활동에도 철저히 연계시키려고 한다. 주로 자동차와 관련된 사회 공헌활동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학협력프로그램인 T-TEP도 단순한 실험 실습자재를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판금도장 기술자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교육을 시켜준다. 해당 교수에게 관련 지식을 제공, 교육에 활용토록 지원해 주기도 한다. 실제로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등 6명은 최근 나고야 트레이닝센터와 도요타시에 있는 공장을 방문했다. "도요타 사람들은 생각보다 세밀합니다.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동차 제너레이터 샘플과 기초회로 기판 등을 별도로 만들어 줄 정도예요. 최근에는 현장 실습복 20벌을 보내 왔습니다."(이철직 대림대학 산업협력처장) 대림대학은 방학 때 학생들을 도요타 공장에 보내 4주 정도 머물면서 현장실습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도요타의 개선(가이젠)을 체험토록 하겠다는 것. 도요타는 미국에서는 학부모와 학교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는 프로그램(TFSP)을 시행하고 있으며 동유럽에서는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편리한 삶 제공을 통한 사회 공헌 도요타 임직원들은 노약자나 신체부자유자를 위해 '웰캡(Welcab)'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큰 자랑거리로 여긴다. 'Welcab'은 'Welfare'와 'Cabin'의 합성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위해 만든 리프트 부착 차량 등을 말한다. 심지어 임산부가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차를 개발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작년말까지 51개 차종 1백9개 모델의 웰캡을 만들어왔다. 일본에서는 지체부자유자의 경우 운전 면허증이 있어도 특수 차량을 보유해야 운전을 할 수 있다. 2001년 기준으로 그 대상자가 23만5천여명에 달한다. "우리는 단순히 웰캡을 만드는데 만족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웰캡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요타가 추진한 개선활동이 사회 공헌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지요."(이마무라 신이치 환경부장) 실제로 도요타는 작년 1년동안 1만4천3백여대의 웰캡을 판매했다. 1995년에 비해 8.5배 가량 증가한 규모이다. 도요타는 이같은 노력 덕분에 일본 신체 부자유자용 특수 차량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도요타의 일본 자동차 시장점유율(약 4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그만큼 사회 공헌 차원에서 다양한 웰캡을 선보였음을 알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때 공급한다'는 도요타 정신을 다시 한번 증명해 준 사례이다. ◆ 교통안전 캠페인 도요타는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끈질기게 추진하는 속성이 있다. 그만큼 모든 조직원들이 전통을 중시한다. '도요타 교통안전 캠페인'이 대표적 사례. 도요타는 1969년부터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여 왔다. 일본 전역에서 4백49개사가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도요타는 단순히 차를 파는 데만 만족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이 차를 잘 활용해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요시타 모리타카 렉서스개발센터 대표엔지니어) 도요타는 유치원이나 유아원 등에 교통안전 교육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1969년부터 지금까지 약 1억권의 안전 책자(안전 운전에 대해)를 곳곳에 보급했다. 주로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이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내용을 담은 자료들이다. 2002년에만 4만4천여 세트의 동화카드와 2백만권의 그림책을 보급했다. 성인을 위해서는 극한 상황에서의 운전경험을 습득시켜 비상시에 대비할 수있게 하기위해 특수하게 만들어진 드라이브코스를 운용하고 있다. 도요타는 1990년 들어 자동차와 사회간 관계성을 강조하며 환경운동에 사회공헌활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일류 기업의 이미지를 심는 쪽으로 공헌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 특별취재팀 =양승득(도쿄특파원) 우종근(국제부 차장) 이익원 이심기 정태웅 김홍열(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김영우(영상정보부 차장) 허문찬(" 기자) 도쿄=양승득 특파원ㆍ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