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검찰 '이제부터다'

지난 3일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와 관련,전면 수사확대 계획을 발표한 후 검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 검찰'의 행태를 잘 보아온 국민들로서는 이번 기회에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환골탈태하고 정경유착이라는 부패의 고리를 끊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송광수(검찰총장)-안대희(중수부장) 팬클럽'까지 만들어 '보약 먹고 칼같이 수사하라'며 보약과 칼국수 등을 전달한 건 이같은 국민적 열망에서다. 검찰도 이같은 국민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 김종빈 대검차장은 "국민들이 불법선거자금과 정경유착의 부패고리 척결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으며,안대희 대검 중수부장도 "불법대선자금의 규모와 용처를 철저히 수사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 중수부장은 "여야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있게 수사할 것"이라며 "특히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배려하겠다"고 언급,이번 수사를 앞두고 상당히 고심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의 계좌 추적을 좌시않겠다" "청와대와 검찰이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 "검찰 공화국이냐"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별검사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소리도 적지 않다. 그만큼 이번 대선자금 수사가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왔다. 사실 참여정부 들어서도 검찰은 일부 사건에 대해 투명하지 못한 수사를 한 게 사실이다. 굿모닝시티 비리 사건,청와대 부속실 인사가 개입된 '몰카 사건'등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보다는 곁가지만 훑는 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로선 이번이 불편부당하고 깨끗한 검찰로 설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동안 불거진 의혹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검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최대한 속전속결로 수사를 끝마치는 게 바람직하다. 4일 아침 출근길에 "이제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며 입술을 굳게 다문 송 총장의 각오가 기대된다. 사회부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