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현지인代表' 영입 붐..중견 SW업체 글로벌경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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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해외법인과 지점·사무소의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현지인을 대표로 영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들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대표 김병국)는 최근 일본 법인장으로 노부하라 세이에치 전 삼성SDS 고문을 영입했다.
노부하라 법인장은 일본 통산성 자문위원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산하 해외지원센터 i파크도쿄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한·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컴퓨터 백신업체인 하우리(대표 권석철)도 지난 7월 멕시코에 설립한 '하우리 라틴아메리카'에 중남미 백신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지인 파올로 토네토씨를 법인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세운 '하우리 유럽'에도 현지인을 법인장에 앉힐 예정이다.
그룹웨어와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솔루션 업체인 핸디소프트(대표 안영경)는 지난달 해외 총괄법인 핸디소프트 글로벌의 유럽사무소를 런던에 신설하면서 책임자로 영국 출신인 웬디 코헨 이사를 기용했다.
오픈텍스트,에니그마 등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를 거치며 IT업계에서 18년 이상 일해온 코헨 소장은 유럽과 아프리카,중동지역의 영업을 도맡을 예정이다.
핸디소프트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핸디소프트 글로벌(미국 소재)은 임직원 1백20명 중 1백명이 현지인"이라며 "내년 초엔 미국 벤처투자회사들을 대상으로 2천만달러 규모의 펀딩을 시도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통합 보안 솔루션업체인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도 올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 사무소 대표로 현지인 영업 베테랑인 마이크 브라운씨를 영입했다.
시큐어소프트는 내년 초 현지 사무소를 법인으로 만들어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보안솔루션 업체인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은 2000년 말 중국지점 설립 때부터 신룡철 지점장을 비롯해 기술 인력을 대부분 중국 동포로 구성,일찌기 현지화를 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에 이어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글로벌 경영에 본격 나서면서 현지 사정에 밝고 유능한 경영자를 채용해 현지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현지인은 무엇보다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 영업에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