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예결위원장 '파업'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4일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는 지난 8일 대정부 종합정책질의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예산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수조정 소위원장 인선을 놓고 한나라당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이윤수 예결특위 위원장(민주당)이 사회를 거부,12일까지 예산안 심의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당 총무가 합의한 '오는 19일까지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속히 심의에 착수하더라도 시한에 쫓겨 졸속심의가 예상된다. 예결특위는 지난 10일 3당간사 회의에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을 계수조정 소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소위 위원을 9명(한나라 5,민주 2,열린우리 2명)으로 구성한다는 데 잠정 합의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소위 위원장은 원내 1당간사인 이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무슨 권한으로 남의 당 방침에 관여하고 있는가. 이 위원장이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며 당초 내정된 박종근 당 예결위원장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박 의원은 내가 예결특위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를 잡으려고 해왔다. 절대 안된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12일 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위 구성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예결특위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으나,이 위원장이 사회를 거부해 예산심의가 재개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기획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나라살림의 틀을 짜는게 하루가 급한데,정치권이 '소위원장 자리다툼'으로 예산심의를 지연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