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홈쇼핑주 한도채운 속사정? .. 경기회복 기대 선취매인 듯

CJ홈쇼핑과 LG홈쇼핑의 외국인 지분 한도가 꽉 찼다. 외국인들은 최근 코스닥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내년 내수경기 회복에 대비,홈쇼핑주를 미리 사들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쇼핑에 대한 외국인 지분한도를 현행 33%에서 49%로 늘리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수급여건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이 최근 잇따라 순매수에 나서며 CJ홈쇼핑과 LG홈쇼핑의 지분한도인 33%가 대부분 소진됐다. CJ홈쇼핑은 이날 외국인이 90주를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살 수 있는 주식수는 현재 2백주가 채 안된다. LG홈쇼핑도 외국인의 지분한도 소진율이 97%에 달해 외국인 매수가능 주식이 많지 않은 상태다. 외국인이 이달 10일 이후 코스닥 주요 종목에 대해 차익실현 매물을 줄기차게 쏟아내면서도 홈쇼핑주는 팔지 않고 오히려 꾸준히 사들인 데 따른 결과다. 외국인의 홈쇼핑주 매수는 외국계 증권사의 긍정적인 리포트에서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CLSA증권은 이날 CJ홈쇼핑에 대해 "올해는 소비심리 둔화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충당금적립 비용 증가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하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소비심리 회복과 수익성 호전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특히 "외국인 보유한도 확대 가능성은 주가를 상향조정할 수 있는 촉매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시장수익률'의견과 6만2천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최근 "한국에서 소비심리와 관련한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면서 CJ홈쇼핑을 관심종목으로 추천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국계 증권사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박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와 홈쇼핑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고비용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홈쇼핑업체가 지역케이블TV방송국(SO)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옥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주요 내수주 가운데 홈쇼핑업체는 주도주가 아닌 주변주로 분류된다"면서 "올들어 급격한 성장세가 꺾인 데다 업체간 경쟁이 심해져 내년에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