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이병철은 지독한 메모광" .. 이창우 교수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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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사람이다.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사람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이 소박한 원리를 잊고 있는 것 같다.나는 내 일생을 통해서 한 80%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삼성의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기본 경영철학을 담은 '다시 이병철에게 배워라'가 출간됐다.
1968년부터 99년까지 삼성의 자문교수로 활동했던 성균관대 경영학부 이창우 명예교수가 자문역을 하면서 호암과 나누었던 대화 등을 바탕으로 경영철학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저자에 따르면 호암은 사업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겼다.
단순히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업을 해서 다른 사람이 바라고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준다는 긍지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중요시했다.
호암은 사업을 결정할 때 첫번째 시장성을 따졌으며,두번째로는 자본력,세번째로는 기술력,마지막으로 기업의 체질과 문화를 중요시했다고 한다.
호암은 또한 지독한 메모광이었고,그 메모를 빼곡이 채워가며 수십 번도 더 점검하고 수정하는 등 철저함과 완벽함을 경영 철칙으로 삼았다.
사람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신념아래 삼성 특유의 '인재제일' 경영관을 삼성의 기업문화로 만들었다.
채용을 위한 적성검사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면접자체를 몇 단계로 나누어 진행했다.
각종 능력검사와 성격검사,심리검사 등 면접방법을 개발해 근 30년 가까이 개정해 사용하고 있다고 저자는 소개했다.
저자는 "항상 중요한 것만,철저하게,끊임없는 자기 반성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장치들을 마련하려고 했던 호암의 노력이 오늘의 삼성을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