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기술출자형 벤처기업 설립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기업이 기술과 자본을 각각 출자해 설립한 '기술출자형 벤처기업'이 선을 보인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를 계기로 기술을 보유한 쪽과 자본을 가진 쪽간 이런 형태의 기업 설립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면 기술창업 고용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소가 특허료나 경상기술료를 받는 조건이 아니라 기술을 현금으로 환산해 자본금으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한국콜마와 벤처기업을 설립한 것은 정부연구소로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기술이전이 다른 정부연구소에도 확산된다면 정부부문의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는데도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례의 의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벤처기업특별법에 기술의 가치를 평가해 자본금 산입이 가능하도록 출자특례조항이 있지만 그동안 제대로 활용된 사례가 별로 없다는 점을 상기하면 특히 그렇다. 이번 경우는 물론 기술을 보유한 쪽이 정부연구소라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우리는 이런 형태의 기업설립이 민간부문에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는 기술 등 무형자산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우선 이런 형태의 기업 설립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많이 알려져야 한다. 더욱이 벤처기업만이 아니라 개인은 물론이고 다른 중소기업 대기업 등 모두에 해당되는 것이고 보면 벤처기업특별법이 아닌 상법상에 기술 등 무형자산을 통한 출자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일어날지도 모를 시비를 우려해 기술가치 산정을 꺼리는 것도 문제다. 평가인력 양성 및 전문기관 육성,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성 확보 등도 뒷받침돼야 할 요소다. 그리고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문화,기술이전 및 거래의 양성화를 적극 유인할 수 있는 환경은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