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국내대학 강의 주선"..정근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국내 최고의 원로 과학자와 해외 노벨상 수상자들이 참여하는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입니다." 제4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으로 선출된 정근모 호서대 총장(64)은 "현직에서 은퇴한 과학자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36명의 해외 노벨상 수상자와 6백여명의 국내 석학으로 구성된 과학기술계 최대 원로 모임. 정 신임 원장은 조완규(1대) 전무식(2대) 한인규(3대) 원장에 이어 다음달부터 3년간 한림원을 이끌게 된다. "미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원로 과학자들이 국가 과학기술 회의에서 중추 역할을 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프랑스의 경우 한림원 총회에서 대통령이 원로들의 뒷자리에 앉을 만큼 선배 과학자를 예우하고 이들의 경험을 최대한 국정에 활용하고 있지요." 정 원장은 "우리나라도 원로 과학자들이 국가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많을 것"이라며 "그같은 점에서 앞으로 과학기술한림원의 역할이 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과학기술한림원과 인연이 깊다. 과기처 장관을 지내던 1994년 한림원 설립에 크게 기여했고 현재 종신회원으로 몸담고 있다. 그는 또 한국 국적 과학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공학한림원 회원으로 선정됐으며 스웨덴 왕립공학한림원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미국 한림원 회원으로 뽑혔을 때는 현지 한림원 건물 앞에 태극기가 처음으로 내걸린 걸 보고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 원장은 "앞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을 미국 스웨덴 프랑스 영국 등과 견줄 수 있는 세계 5대 한림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6백여 회원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은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를 잘 활용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정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과학재단 수석정책심의관,한국과학기술원 부원장,한국과학재단 이사장,국제원자력기구(IAEA) 의장,과학기술처 장관 등을 거쳐 2000년부터 호서대 총장직을 맡아 왔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