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FTA 오늘 또 미뤄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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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오늘 네번째로 국회에 상정된다.
결론부터 말해 비준안은 오늘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FTA는 더이상 우리에게 선택의 재량이 있는 사항이 아니라 점점 글로벌화 되어가는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비준이 거부된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묻는 것 조차 부질없는 짓일 것이다.비준거부는 국제사회에 한국의 대외 개방정책 후퇴로 비쳐지면서 국가신인도가 크게 떨어지고,그 결과 상당한 경제적 불이익을 볼게 불을 보듯 뻔하다.
엎질러진 물을 놓고 누가 엎었느냐를 따진들 아무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장 세계적인 신용등급 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칠레 FTA와 관련해 "개방정책의 후퇴가 있을 때에는 국제 신인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신용등급을 책정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엄포이다.
전경련 상의 등 경제5단체들이 일요일인 15일 "비준안이 또 미뤄지면 우리나라의 대외개방 의지마저 의심받게 되어 우리 경제가 또다시 위기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FTA는 단지 칠레와의 문제만이 아니다. 최근 재외 공관장회의에 참석한 1백4개국 주재대사들이 모두 FTA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을 정도로 이미 세계적인 이슈로 대두됐다. 한 예로 멕시코 주재대사는 "멕시코가 FTA를 맺지 않은 나라에 대해 심하게 차별대우를 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자동차 타이어 등 전반적인 한국산 제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사정을 전할 정도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쌀시장 개방,미국과의 투자협정,도하개발아젠다(DDA) 등 개방관련 협상들이 첩첩이 놓여있다.
한건의 FTA도 처리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과연 어떻게 밀물처럼 쏟아지는 국가적 과제들을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 않을수 없다.
무역자유화 과정에서 농촌이 겪는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무역자유화의 중단이나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자유화와 개방의 확대로 인한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만 해결할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오늘 자신들의 표결 여부에 따라 한국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세계 무역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도,또는 '통상미아'라는 멍에를 쓰고 힘없이 주저 앉을 수도 있다는 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