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형 방탄헬멧 생산 오리엔탈공업

"후배 장병들이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에서 쓸 헬멧이라서 그런지 한번 검사할 거 두세 번 꼼꼼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최우선 관심사는 안전한 헬멧을 만드는 거죠." 경기도 안성에 있는 방산업체 오리엔탈공업㈜. 20일 방탄헬멧 생산라인에서 만난 박정우씨(28)는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바쁜 손길을 움직이고 있었다. 1년 전 군에서 제대하고 이곳에서 근무해 온 박씨는 "이라크 파병안이 통과된 지난 13일부터 연일 밤샘 작업을 하고 있지만 힘든 줄 모른다"며 "내가 만든 방탄헬멧이 후배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탄제품 전문 업체인 오리엔탈공업은 차량 방탄판도 생산해 기아자동차 등 차량 메이커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한 달쯤 후면 이라크에 파병될 자이툰부대 장병들이 착용할 방탄헬멧의 절반인 2천개를 공급키로 돼 있다. 우선 오는 23일 파병부대 창설식에 맞춰 1천개를 공급하고 3월 말 선발대 파병 전까지 1천개를 추가 납품할 계획이다. 나머지 방탄헬멧 2천개는 부산의 낚싯대 업체로 잘 알려진 은성사가 공급하게 된다. 오리엔탈공업의 이휘선 개발실장은 "7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새 방탄헬멧은 한 마디로 최첨단"이라며 "1천6백여g인 미군 헬멧보다 훨씬 가벼운 1천1백15g으로 세계 최경량이어서 착용감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나일론 재질의 기존 헬멧과 달리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소재로 만들어져 방탄력이 두배 이상 향상돼 파편탄뿐만 아니라 직격탄까지 막아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병 계획에 맞춰 방탄헬멧이 제때 공급되도록 하기 위해 회사는 요즘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전체 직원 1백50명 중 1백30명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 중이다. 포탄탄체 생산라인 등 덜 급한 생산라인은 아예 멈추고 인원을 모두 방탄헬멧과 차량방탄판 라인 쪽으로 이동배치시켰다. 고병길 생산부장(43)은 "해외파병 장병들의 안전에 도움을 줄 방탄헬멧을 공급하게 돼 기쁘다"며 "방탄헬멧 등에 힘입어 장병들이 파병기간 피해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성=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