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제강부 정석두.김광범씨 '신기한 인연'

숙명적인 인연을 20년 넘게 이어온 두 사람이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부 2연주공장 연주부문에서 근무하는 정석두씨(43)와 김광범씨(43). 태어난 곳이 서로 다른 이 두 사람은 나이와 키,장남과 부모의 생일,입사일과 근무처,주택구입일,주택규모,집주소,컴퓨터 구입날짜,취미 등 생활의 모든 부문에 걸쳐 다른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도. 생면부지의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1980년 2월 경주시 안강읍의 P금속회사에 입사동기로 같은 근무처에 발령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둘은 성격이 너무 달라(정씨는 활발한 성격,김씨는 조용한 성격) 별다른 교류 없이 군에 입대하면서 갈라졌다. 그러나 5년 후 포스코에 이들은 다시 입사동기로 두 번째 만남을 갖게 된다. 그것도 똑같이 제강부 2연주공장 연주계에 입사했다. 이 외에도 김씨의 장남 돌날 아침에 정씨 역시 아들을 갖게 돼 장남 생일(8월18일)이 똑같다. 정씨의 아버지와 김씨의 어머니도 생일이 음력 8월21일로 같다. 이러한 닮은꼴은 생활 속에서도 서로 일치한다. 1991년 10월 이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아파트 분양대열에 서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주택을 구입한 날짜가 똑 같고 같은 평수,같은 구조를 가진 같은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방식 또한 같다. 둘다 휴일이면 취미로 낚시를 즐긴다. 95년 10월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마치 의논이나 한 듯 둘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 같은 가격에 같은 기종을 구입했다. 이들 역시 이러한 우연의 일치에 대해 서로가 당황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사전 논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이들은 밝혔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