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감정조절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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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시종 폴로니우스의 아들에 대한 조언을 통해 '명심해야 할 삶의 지혜'를 이렇게 전했다.
'네 생각을 혀로 말하지 말라.중용을 잃었을 땐 행동하지 말라.상냥하되 천박해선 안된다.
분쟁을 조심하라.모든 사람에게 귀를 빌려주되 말은 적게 하라….'
그런가 하면 정조대왕(1752∼1800)은 '일득록'(日得錄)에서 생활지침으로 '말은 잘 선택하고,마음은 굳게 먹고,뜻은 높이 갖고,도량은 넓게 지니고,일은 실속있게 하고….' 등을 꼽았다.
또 중국의 임어당(1895∼1976)은 첫 부임한 대학에서 회의 결과를 자꾸 바꾸는 학장에게 대들었다 곧 잘렸다며 조직원의 주요 덕목으로 '인내와 노회'를 들었다.
사람살이의 근간은 동서고금 모두 비슷한 걸까.
월스트리트저널이 직장에서 승진하려면 감정조절 지능(EIㆍEmotional Intelligence)을 높여야 한다고 보도했다는 소식이다.
EI란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 노출을 자제할 줄 아는 능력.일과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한 감정 처리를 잘해 갈등을 해결할 때 좋은 평가를 얻는다는 얘기다.
흔히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이 조직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튀고 부딪치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참는 것만 능사는 아니고 때로 논쟁도 불사해야 하지만,대부분은 감정적 대응이 불러올 사태와 다른 사람의 입장 등을 고려해 참고 팀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격하게 굴다 그만 좌초당한다는 논리다.
감정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에 의해 영향받는다고 돼 있다.
세로토닌 분비가 적정해야 긍정적인 기분으로 일을 차분히 처리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면 통제불능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불안하고 변덕스러워지는 건 바로 이 세로토닌 수치가 급감하기 때문이라는 게 통설이다.
병적인 경우가 아닌 보통사람이라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정통제에도 훈련이 필요한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자면 어려서부터 주위 상황을 감안,한번쯤 참고 사태를 바로 잡는 노력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