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제ㆍ反기업정서가 기업가정신 위축시킵니다" ‥ 전경련

노사문제와 반기업정서가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자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최대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증권집단 소송제, 출자총액제한, 경영진에 대한 단기 실적중심의 평가도 투자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재계는 이에 따라 출자총액제한 폐지와 함께 기업들의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면책 조치를 통해 투자애로 요인을 제거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이헌재 부총리를 초청, 경제정책위원회(위원장 강신호)ㆍ금융조세위원회(위원장 박용오) 연석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외환위기 이후 투자부진의 원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투자 애로를 실제 피부로 느끼는 주요 기업들의 투자담당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됐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비중 있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담당 임원들은 최대 플러스 5, 최저 마이너스 5점을 경계로 묻는 설문에서 불법ㆍ과격 노사분규 증가 등에 마이너스 3.6점을 부여해 노사관계 악화가 투자 확대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 상승(-3.5)에도 상당한 불만이 표출됐으며 반기업정서 확산(-3.3), 부(富)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3.3)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정책과 관련해서는 증권집단소송제 도입(-2.9),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재도입(-2.4), 동일인 및 동일계열 여신한도 규제(-2.4) 등이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답했다. 또 기업 내부적으로는 마땅한 투자산업 발굴 미흡(-2.8), 그룹 기조실ㆍ구조조정본부 해체(-2.6), 경영진에 대한 단기 실적중심의 평가(-1.9) 등이 차례로 지목됐다. 전경련은 실제로 6백대 기업의 투자증가율이 1993∼97년 연평균 18.2%였지만 외환위기 이후인 1999∼2003년엔 3.6%로 5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축소됐고 설비투자 규모도 96년 이후 연 60조원 안팎에서 8년째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내용도 기존 시설을 유지ㆍ보수ㆍ확장하는 비중은 높아지고(외환위기 전 58.9%→이후 63.0%) 신제품 생산 및 타 업종 진출 등 중ㆍ장기 전략투자 비중은 축소(17.0%→15.3%)돼 성장 기반이 점차 잠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같은 창업가형 기업가정신 퇴조로 인한 투자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규제 완화 △내수경기 부양 △세제개선 △금융시장 안정 △노사관계 선진화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특히 규제 완화와 관련해 200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제에 대비, 과거 분식회계의 면책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할 것을 요청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