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뉴SK" ‥ '포스트 재벌' 모델 제시

SK그룹이 올해를 '뉴SK'를 향한 재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8일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연수원)에서 열린 그룹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지난날의 질곡은 뒷전에 놓고 새로운 50년을 위한 힘찬 재도약을 선언한다"며 "세계 일류수준의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포스트 재벌'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은 더 이상 재벌기업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전통적 재벌체제의 핵심요소가 △총수 중심의 상의하달식 의사결정 △계열사간 상호지원 등이지만 SK그룹은 이런 틀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회사의 경영은 이사회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각오"라며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을 토대로 한 '뉴SK'의 모델이 성공을 거둘 경우 SK의 지배구조는 한국 재벌에 새로운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또 계열사간 상호지원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SK㈜와 SK텔레콤에 각각 투명거래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2실(室) 경영'으로 기업가치 제고 '뉴SK'의 또 다른 축은 SK㈜의 기업가치 제고. 투명성 제고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독립경영을 보장받은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입장에서 '관리'의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액션플랜이다. 이를 실행하는 조직은 SK㈜의 'CR전략실'과 '투자회사관리실'이다. 이른바 최 회장의 '2실(室) 경영'이다. 기존 IR팀 홍보팀 법무팀 등 3개팀을 한 데 모아 만든 CR전략실은 투자자 주주 고객 등 SK㈜ 이해관계자들에게 회사의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목표 아래 구성된 조직이다. CR전략실은 또 사외이사들이 회사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이사회 사무국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투자회사관리실 강화는 계열사 실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비주력투자회사 정리 등 그룹구조를 재편,SK㈜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투자회사관리실은 특히 이사회의 운영실적을 CEO 평가항목에 추가,계열사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 원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독려해 나갈 계획이다. ◆국가성장 플랫폼 사업 육성 SK는 '뉴SK 플랜'을 통해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등 주력 사업을 '국가성장의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해외사업부문(R&I)을 맡은 유정준 전무는 "SK의 해외석유개발지역은 현재 베트남 페루 예멘 마두라 등 10여곳에 이른다"며 "정유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해외석유를 직접 개발하는 SK는 최근 해외사업부문을 신설해 이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를 산유국으로 만들겠다는 '무자원 산유국'프로젝트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DMB사업과 무선인터넷 등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추진하면서 IT코리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