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휘청거리는 장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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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 코리아로터리서비스 KT파워텔 그래텍 등 간판업체들의 주가가 실적악화와 증자물량 부담 등으로 맥을 놓은 것이 시장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매력 상실→개인 이탈→거래 급감→시장 악화'라는 악순환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IT경기 회복 기대감과 덩치 큰 업체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등으로 최근 강세를 보이는 코스닥시장과는 대조적이다.
9일 장외시장 정보제공 업체인 '피스탁'(PSTOCK)에 따르면 코리아로터리서비스 삼성생명 KT파워텔 메가스터디 등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종목의 주가는 올 들어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장외시장 '간판 스타'들의 주가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것은 물량부담과 실적악화가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또복권 운영업체인 코리아로터리서비스는 로또복권 수수료율 인하와 증자에 따른 물량부담이 주가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1월 공모가 4만2천원에 5백25억원을 유상증자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초 6만1천원(액면가 5천원)이던 주가가 지난 8일 4만원으로 34.4%나 떨어졌다.
앞으로 공모가를 회복하더라도 추가 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KT파워텔(액면가 5천원)은 4천9백25원에서 4천1백90원으로 14.9%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22만9천5백원에서 22만7천5백원으로 연초 대비 0.8% 가량,코스닥등록 추진 중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액면가 5백원)는 4만9천5백원에서 4만원으로 19.1% 각각 떨어졌다.
삼성생명도 삼성카드에 대한 지원부담으로 약세를 지속 중이다.
임상현 피스탁 팀장은 "코리아로터리서비스와 그래텔 등 장외시장 간판주들이 잇따른 악재를 만나 부진했고 때마침 지난 2월과 3월 두달간 공모시장도 휴식기에 들어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코스닥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 장외시장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며 "개인들의 증시 이탈까지 심화돼 장외시장은 점점 기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