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주목되는 다음의 對MS 소송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MS가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인스턴트 메신저를 윈도XP에 끼워 판매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게 소송의 이유다.그 배경에 대해선 여러 해석들이 있지만 MS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도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는 터라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공정거래위원회에 MS가 인스턴트 메신저의 윈도XP 끼워팔기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신고,현재 조사가 진행중에 있다. 그런데도 소송을 제기한 것은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MS에 대해 경쟁법 위반으로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나선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윈도XP에 미디어 플레이어를 탑재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점에 주목한 것 같다. 법원의 판결도 그렇지만 이번 소송을 계기로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 놓을지 더욱 주목된다. 메신저 시장은 현재 MS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윈도XP 출시를 전후로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진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메신저 시장은 물론이고 다른 IT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송은 장기간이 걸리는데다 사안 자체도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부분이 적지않다. 끼워팔기만 해도 그렇다. 문제가 된 MS 메신저가 끼워팔기에 해당되는 것인지,끼워팔기라고 해도 기술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지,또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는지에 따라 견해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EU가 미디어 플레이어를 윈도XP에 탑재한 것을 문제삼았다고 하지만 국가마다 경쟁법과 정책적 고려사항이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게다가 정보기술의 발전과 경쟁법이 충돌하는 측면도 있다. MS의 행위에 대해 EU 미국 일본 등 국가마다 접근법이 다른 것도 그 때문이다. 한마디로 쟁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어쨌든 이에 대한 판단은 공정위나 법원의 몫이다.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IT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혁신에 유리한 환경,그리고 소비자 편의성이다.이는 MS나 다음 모두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을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의 문제로 볼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공정위는 물론 법원도 우리나라의 IT시장과 경쟁법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속히 매듭지어 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