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세대(世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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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世代ㆍgeneration)의 사전적 뜻은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갖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다.
독일의 철학자 W 딜타이(1833∼1911)는 청년기에 큰 사건을 겪고 강력한 영향을 받은 동시대 사람이 곧 '같은 세대'이며 이들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은 물론 행동양식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세대가 다르면 사고와 행동양식도 다르다는 얘기다.
세대간 갈등은 유사 이래 계속된 것이지만 근래 국내 상황은 심각하다.
젊은세대는 우리 사회를 정체상태에 빠뜨린 책임을 물어 기성세대의 모든 가치관을 부인하려 들고, 기성세대는 "이만큼 살게 된게 누구 덕인데"라며 기막혀 한다.
17대 총선 결과 많은 기성정치인이 물러나고 젊은 정치신인이 대거 당선됐다.
정계의 세대교체를 놓고 항간엔 '우리 정치가 구태를 벗고 새로워질 것'이라는 기대와 '지역 대립에 세대 갈등의 골까지 표출됐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세대교체의 결과는 속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이런 현실을 어떻게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 것인가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1970년대 초 '세대간 단절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세대간 오해는 불가피한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문제를 줄이자면 기성세대가 먼저 스스로를 책망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젊은 세대, 특히 역사의 전환점에 선 세대를 향해 주어진 기회를 살리자면 죽을 때까지 젊은이의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얘기했다.
젊은층은 흔히 자신들은 부모세대와 다르다고 말하지만 나이들면서 반대하던 것들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토인비는 또 보수적인 사람들의 사상과 이상이 잘못됐다 싶으면 저항하고 타파하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미움은 버리라고 강조했다.
토인비가 70년대 서구 젊은세대에 해준 고언은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할게 틀림없다.
"사랑이 적의를 이기도록 노력하고 나이들면서 방어적ㆍ억압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모든 세대는 지구상에 생명이 태어난 이래 누적돼 온 카르마(業)에 의해 제약받음을 이해하라. 카르마의 무게는 악업의 결과를 최소화하는 선업에 의해 줄일 수 있다.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불굴의 수련과 희생적 사랑에 의해 실현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