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상인 성공사례] (2) 인터넷 옷 판매업 윤은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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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희씨(32)는 옷 장사로 잔뼈가 굵었다.
고등학교 졸업후 짧은 직장생활을 끝내고 남대문과 동대문을 오가며 10년째 옷 장사를 하고 있다.
그는 2001년 5월 재래시장 상인에서 첨단 '디지털상인'으로 변신했다.
윤씨의 강점은 풍부한 경험과 결단력이다.
컴퓨터 문외한에 가까웠던 그는 명동 밀리오레의 잘 나가던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온라인 점포로 사업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인터넷에서 기회를 봤고 무엇보다 자신의 장사수완을 믿었기 때문이다.
윤은희씨는 형부 가게에서 6년간 점원생활을 한 덕분에 가게를 열 때마다 승승장구했다.
주위에서 '돈이 붙어다닌다'고 질시했을 정도다.
그는 현재 사이버장터 옥션에서 여성옷을 판매하고 있다.
윤씨는 옥션에서 거상 취급을 받는 '파워셀러'이다.
옥션은 각 제품별 카테고리에서 상위권 판매상을 파워셀러로 분류,수수료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윤씨가 옥션을 통해 올리는 월 매출은 1억원 정도다.
풍부한 옷장사 경험을 십분 활용,'빅사이즈' 여성옷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순이익은 매출의 10∼15%수준.
홈페이지(www.copyhouse.co.kr)도 운영하고 있다.
아직 인지도가 낮아 홈페이지를 통한 옷 판매는 미미한 수준.
하지만 옥션을 통해 단골이 늘며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옷 라벨에 홈페이지 주소를 새겨놓은 것도 홍보효과를 높이고 있다.
윤씨는 지난 1993년 남대문시장의 옷 가게에서 점원생활을 시작했다.
남성복과 여성복 매장을 두루 거친 것은 나중에 자기 사업을 갖기위한 준비작업이었다.
상인들과 인맥을 만들고 디자인에 대한 안목을 터득하는 데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1997년 동대문 혜양엘리시움에 1.5평 규모의 남성복 매장을 차렸다.
보증금 1천5백만원에 월세 80만원.
2년 후 동대문 두타의 1평짜리 점포로 옮겼다.
3층에 남성복 매장을 열었는데 특이한 디자인과 윤씨의 상술이 먹혀들며 옷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갔다.
하루매출이 1백50만∼2백만원.
주말에는 하루 매출이 4백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가게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많아지며 이듬해 계약갱신에 실패했다.
시장 내 한 큰손이 가게를 미리 '찜'한 것을 나중에야 알게됐다.
윤씨는 명동 밀리오레 2층에 여성복매장을 다시 열었다.
남편도 같은 상가 1층에 컨셉트가 다른 여성복 매장을 차렸다.
2년여동안 하루 매출이 1백50만원을 오르내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01년 5월 아이가 생기면서 가게를 접었다.
윤씨는 "잘할 자신이 없으면 가게를 접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사공백을 메우기 위해 거주하는 아파트 인근 상가에서 9평짜리 점포를 얻어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여러 인터넷쇼핑몰을 전전한 끝에 사이버장터인 옥션에 자리를 틀었다.
수수료가 싼 데다 많은 방문자 수로 반응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자신과 남편 조카 등 ID를 총동원해 다양한 컨셉트의 옷을 올리며 고객반응을 체크했다.
한달여 시장조사 끝에 주력상품을 '빅사이즈'여성옷으로 결정했다.
윤씨는 사이즈 큰 여성들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품을 차별화했다.
주문이 쇄도했다.
하루 포장건수만 1백∼1백50건에 달했을 정도다.
윤씨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을 물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만으론 한계를 느꼈고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마진도 박하다.
특히 오프라인매장과 인터넷을 동시에 운영할 경우 상호 매출증가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