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시장 공략 강화] 화교 설영흥씨 부회장 발령..중국사업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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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일 화교인 설영흥 중국사업담당 고문(59)을 부회장으로 발령했다.
국내 기업이 화교출신 직원을 부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현대차는 연초 임원인사에서 중국 사업에 기여가 컸던 담도굉 베이징사무소장(45)을 이사로 승진시켰었다.
◆설 고문 부회장 발령 배경
설 고문의 부회장 발령 자체도 파격이지만,현대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관계를 청산하려는 미묘한 시점에서 나온 인사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현대차와 다임러의 관계가 소원해진 데는 중국 변수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
작년 10월 현대차의 중국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다임러 아시아 그룹과 합작법인을 통해 벤츠 E클래스와 C클래스를 생산하기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이는 2002년 현대차가 베이징기차와 합작할 당시 법인 출범 후 다른 회사와는 합작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독점 계약조항을 어긴 것이란 게 현대측 주장이다.
현대차 경영진은 급거 중국에 달려가 이를 철회토록 하고 관료들을 설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때부터 현대차와 다임러 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다임러가 지난 2000년부터 제휴해온 현대차와의 결별을 결심한 것은 바로 아시아 전략의 초점을 중국에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대신 현대차는 다임러와의 결별로 경영권 방어의 부담을 벗게 될 전망이다.
포괄적 제휴관계가 깨지면 다임러는 보유 중인 현대차 지분(10.44%)을 파는 것은 물론 다임러의 5% 추가 매입 옵션도 상실된다.
양측간 상용차 합작사업도 무산된다.
다임러의 상용차 엔진사업의 지분은 현대차가 살 예정이다.
다만 승용차 엔진은 당초 계획대로 협력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같은 다임러와 현대차의 대폭적인 제휴관계 조정은 빠르면 3일 다임러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는 독자행보의 자신감을 설 고문의 부회장 발령 등 중국사업 강화전략을 통해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사업 강화
현대차의 중국 사업역량 강화는 중국 시장 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을 염두에 둔 대응전략에서 나왔다.
폭스바겐 포드에 이어 다임러까지 중국사업에 풀 베팅할 경우 현대차는 중국 사업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올해 중국 현지에서 생산될 자동차는 승용차 3백만대를 포함,모두 5백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과잉 생산능력을 우려하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0년 중국에서 연간 1백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예정대로 사업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의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중국사람들이 선호하는 신차를 계속 투입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독일 다임러가 현재 37%인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율을 낮출 방침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보도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