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쌀시장 전면개방 요구 ‥ 쌀 1차 兩者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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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중국과 최대 수출국인 태국이 한국 정부에 관세부과 방식으로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것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끝내야 하는 쌀시장 개방 재협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동북3성(省)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인이 즐겨 먹는 중단립종(자포니카) 쌀을 많이 생산하고 있어 쌀시장 개방에 따른 한국 농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재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대사는 9일 "지난 5월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1차 양자간 협상에서 미국과 호주는 실질적인 판매확대에 많은 관심을 보인 반면 중국과 태국은 적절한 관세부과를 통해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중단립종 쌀을 많이 생산하는 중국이 가장 어려운 협상 상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1차 쌀협상에 참여한 9개 국가 가운데 다른 국가들은 현재의 관세화 유예조치를 유지할 경우 의무수입물량을 늘리는 방안 등을 거론했으나, 중국과 태국만은 관세화 유예를 전제로 한 요구사안을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는 관세화를 통한 무조건 개방 쪽으로 협상방침을 굳혔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사는 "중국과 태국은 한국의 쌀 시장이 관세화 방식으로 개방될 경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관계자는 최근 한ㆍ중 쌀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시장개방의 요구 수위를 조절할 방침이라고 밝혀 한ㆍ중 쌀 협상 결과가 9개국과의 쌀 협상에서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대사는 또 "중국과 태국 미국 호주 등 주요 협상대상국들은 수입쌀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비중있게 얘기했다"고 말해 수입쌀 판매방식도 이달 중 시작될 2차 협상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외국산 쌀은 모두 쌀과자나 떡 등 가공용으로만 판매되고 있다.
이 대사는 "협상대상 9개국의 입장이 제각각이고 협상시한에 제약(올해 말까지 협상이 타결 안되면 무조건 전면 개방)까지 있어 협상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