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입 CEO에 듣는다] 이강원 <굿모닝신한證 사장>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23일 936.06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기관이 안전판 역할을 못해 내면서 증시가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 CEO들이 최근 주주총회에서 대폭 교체됐다. 신임 CEO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증시와 증권업의 생존해법을 찾아본다. -------------------------------------------------------------- "기관투자가가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증권시장의 선순환 구도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강원 신임 사장은 16일 "현재 국내 증권시장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외국인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이라며 "외국인 매매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기관이 매수 주체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99년부터 2년간 LG투자증권 부사장,2001년 LG투신운용 사장,2002년 4월∼2003년 11월 외환은행장을 지내 은행,증권,투신을 두루 거친 대표적 금융전문가인 그를 만나 향후 경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2년여 만에 증권업계에 복귀했다. 그 동안 증시환경이 많이 바뀌지 않았는가. "외국계의 영향력이 커지고 온라인 투자가 활성화됐으며,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는 증권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는 여전히 브로커 영업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일변도의 증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선량한 자산관리자'로서의 증권사 역할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져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는가. "연기금을 포함해 기관이 최소 3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 기관 내부의 조직과 인력 운용 등을 장기적으로 평가하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하는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연금 등이 도입돼 기관의 매수 여력도 확대해야 한다." -증권사 경영 여건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주가가 오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증권사도 고객의 자산관리 등 다양한 상품 판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생존이 가능해진다. 굿모닝신한증권이 브로커에서 디스트리뷰터(상품판매자)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주력할 분야는. "이제는 잠재 고객의 자산을 얼마나 확보하고 이를 관리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합쳐 1천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은행의 잠재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앞으로 증권 은행 보험 등의 영역 경계는 허물어질 것이다. 외국 증권사로는 찰스슈왑을 눈여겨보고 있다." -합병한 지 2년이 돼 가지만 아직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02년 8월 합병한 이후 2년은 내부조직 정비기간이었다. 다른 금융회사간 합병 사례에서도 보듯 시너지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3년내 시장점유율에서 업계 3위로 도약하고 5년 안에는 1위로 올라서겠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