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삼성이 뒤덮은 맨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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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 타임스퀘어가 내려다 보이는 메리어트 호텔 8층.
아테네 올림픽 성화 봉송에 뉴욕 주자로 참여한 인사들이 하나씩 마이크를 잡았다.
초대형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 바이에서 일하는 마이크씨."그런 기회를 준 삼성이 정말 고맙다." 이어 미국의 장애인 스키팀 선수인 랠프 그린이 성화 봉송 때 입었던 셔츠와 머리띠를 두르고 나왔다.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뉴욕 시민으로서 올림픽을 밝힐 성화를 들고 뛰었다는 게 더할 수 없는 영광이었다. 모든 가족들이 다 나와 박수를 쳤다. 삼성에 거듭 거듭 감사를 드린다."
이어 전설적인 육상 선수 제시 오웬스의 손녀인 지나 햄필 쉬트라한,어린이 보호 사업을 하는 테리 킨셀라,9·11테러 모금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을 자전거로 일주한 소방관 등도 성화 봉송에 참여한 영광을 삼성에 돌렸다.
그들은 성화봉송 경험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행사는 성화 봉송을 후원한 삼성전자가 주자들과 귀빈들을 초청,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였다.
뉴욕에선 1백40명이 봉송 주자로 참여했는데 삼성전자는 30명을 추천했다.
재미동포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CNN 앵커 폴라 잔 ,전 미식축구선수 부머 어사이즌 등 유명 인사 외에 온라인 콘테스트를 통해 일반인도 선발했다.
만찬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삼성에 고마움을 표시한 사람들은 대부분 온라인 콘테스트를 통해 뽑힌 사람들이었다.
서울에서 온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최지성 사장과 북미 총괄 오동진 부사장도 뛰었다.
성화봉송 후원은 그동안 코카콜라가 독점해왔다.
민간기업으로선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참여했다.
후원 비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삼성측 얘기로 보면 엄청날 것 같지만 삼성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주자들을 보면서 제값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찬이 진행되는 사이 발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마지막 봉송 주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뉴욕시가 주최하는 축하 행사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열광하는 그들의 손엔 코카콜라와 삼성전자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인 깃발이 쥐어져 있었다.
타임스퀘어는 그 펄럭이는 깃발로 뒤덮였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