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충격] 중동진출 기업 '비상'

한국인 피랍소식이 전해진 21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중동지역 주재원의 신변확인과 주재원 안전대책을 점검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업들은 이미 이라크 지역으로의 출장을 전면 금지시킨데 이어 사우디 요르단 등 이라크 인근 지역에서 근무 중인 주재원들에게 안전지침과 함께 비상연락망을 24시간 유지토록 긴급 지시했다. KOTRA는 오영교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그동안 주간 단위로 받았던 중동지역 9개 무역관 보고를 21일부터 일일보고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중동지역본부를 운영 중인 현대차는 중동지역 본부소속 주재원들에게 이라크 현지 출장을 전면 금지시킨 상태다. 이라크에 지사장을 파견한 LG전자와 인근 지역에 인력을 파견한 삼성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전자업체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직원들의 안전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LG전자는 지난 5월부터 주재원을 인근지역인 요르단 암만으로 귀환시킨데 이어 중동지역 법인ㆍ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비상연락망도 강화토록 지침을 내렸다. 공공장소 출입을 자제시키고 있으며 이라크 바드다드 시내에서 운영 중인 LG전자 서비스센터 1곳과 10개의 제품 전시관에 이라크 현지인들을 근무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위협 가능성에 대비, △현지 인구 밀집지역 및 위험지역 출입 자제 △현지 출장시 본사에 선(先)보고 △비상연락망 체제 구축 등의 안전지침을 하달했다. ○…KOTRA는 바그다드무역관을 통해 현지 상황 파악에 착수하는 한편 바그다드무역관에 파견된 2명의 직원 안전과 관련해서 긴급 공문을 보내 안전문제에 특별히 유의할 것과 24시간 비상연락체제를 유지토록 지시했다. 또 이라크 내 저항세력에 의한 한국인 표적공격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당분간 현지 출장 등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현지의 국내업체에 조언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종합상사들은 해외지사에 공문을 전달, 위험지역으로의 출장 자제와 현지인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 것, 비상연락망을 유지할 것 등을 지시했다. ○…대규모 건설공사를 위해 중동지역에 2천명 가까운 인력을 파견해 놓은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이라크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업체는 아직까지 없지만 사우디 등 인근 중동지역에 현대건설 등 총 38개 업체, 1천9백55명이 근무 중이다.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이라크에 현지 소장을 두고 있는 현대건설은 피랍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1일 새벽 이영철 소장과 긴급 통화를 하고 비상시 행동지침에 들어갔다. 현대건설은 이라크와 접해 있는 쿠웨이트 쿤납 해상터미널 현장과 이란 사우스파 현장의 공정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 근로자들의 불필요한 도심 출장을 자제하는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