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실로 실적악화..14大 그룹 결합재무제표 분석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14개 그룹의 결합재무제표는 겉으로 드러난 기업 실적과 실제 실적간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5백9개 상장 제조업체의 지난해 순이익은 25조2천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금융사 및 비상장사를 포함했을 경우 순이익은 급감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일으킨 계열 카드사들 때문에 주요 그룹의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제조업체도 계열사간 거래를 제외했을 경우 실제 순이익은 회계장부에 기재된 것보다 상당히 축소됐다. ◆삼성그룹 순이익 14대그룹의 80%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비중은 역시 컸다. 지난해 결합재무제표 작성대상 14개 그룹이 올린 순이익은 9조2천억원.삼성의 순이익은 7조3천억원으로 80%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그룹도 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작년 중반까지 반도체 경기가 악화돼 삼성전자 순이익이 1조2천억원 가량 감소한데다 비상장사인 삼성카드가 1조2천억원의 적자를 내 결합재무제표상 순이익이 23.5% 감소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사가 그룹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매출액이 73% 줄어들었다. 순이익도 1천2백억원 가량 감소했다. LG그룹은 LG카드 여파로 5천억원 이상,롯데그룹 역시 카드관련으로 2천억원 가까이 순이익이 줄었다. 동원그룹은 유일하게 실적이 호전돼 주목을 받았다. 주력사인 동원증권과 동원F&B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었다. 그룹별 순이익 규모는 삼성 LG 롯데 한진 동원 등의 순이었다. ◆설비투자 제한,재무구조는 개선돼 삼성그룹은 금융사를 제외했을 때 지난해말 결합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84.3%수준으로 처음으로 1백%를 밑돌았다. 금융사를 포함해도 2002년 3백31%에서 지난해는 2백92%로 낮아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주력계열사들이 대규모 흑자를 바탕으로 차입금을 계속해서 갚아나간 결과"라며 "지난해까진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를 제외했을 때 롯데그룹도 부채비율이 1백%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를 포함해도 부채비율이 1백1%에 그쳤다. 양사 모두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졸업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켰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은 태광산업이었다. 태광산업의 부채비율은 34.7%수준에 머물러 사실상 무차입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현대그룹은 부채비율이 5천%를 웃돌아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으며 부영(7백17%),한진(3백54%),두산(3백40%) 등도 부채비율이 다소 높은 편이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