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정부, 재정수익 늘리기 안간힘

미국의 주 정부들이 안전하게 운용해야 할 연금까지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등 재정 수익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생명공학 벤처 투자는 주로 벤처 캐피털의 몫이지만 이들의 투자가 벤처 기업이 많은 샌프란시스코나 샌디에이고,보스턴 등에 집중됨에 따라 다른 주들은 연금을 동원하는 등 자체 자금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플로리다주는 앞으로 3년 동안 신생 벤처에 3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생명공학 벤처에 투입될 예정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웨스트 팜 비치 근처에 생명공학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하고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주 의회를 설득했다. 생명공학 벤처 투자자금의 일부는 연금 재원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오리건주도 4백44억달러에 달하는 연금 재원에서 일부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1억달러의 자금을 마련,오는 2008년까지 생명공학 벤처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워싱턴주는 이미 44개 벤처 기업에 6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22%가 생명공학 벤처 기업이다. 일부 재원은 역시 연금에서 나왔다.3년 전까지만 해도 생명공학 벤처에 적극 투자한 주 정부는 전체 50개주의 3분의 1에 못미치는 14개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최소한 40개주가 생명공학 벤처투자를 주요한 투자사업으로 정해놓고 있다.

생명공학 벤처는 암 치료나 첨단 의료기기 개발,면역기능이 강한 작물 재배 등 고수익을 겨냥해 막대한 연구 자금을 쏟아붓는 신생 기업으로,그만큼 실패할 위험성도 크다. 관련 업계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12년까지 생명공학 산업의 일자리 증가율은 전체 산업의 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13%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투자 재원을 모두 날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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