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그룹 '몸집 키우기' .. 해운업체 사들이고 신규사업 뛰어들고

작년말 LG그룹에서 분리된 LG전선그룹이 확대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LG전선그룹에 따르면 주력 계열사인 LG전선과 E1(옛 LG칼텍스가스)이 각각 진로산업과 범양상선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외형 확대 전략과 함께 건설업,명품브랜드 사업 등 신규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그룹측은 각 계열사별로 수익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10년 이내 재계 순위 7위권에 진입한다는 장기 계획에 따라 그룹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으로 영역을 계속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A로 몸 불리기

그룹 계열사 중 M&A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LG전선.이 회사의 기업 사냥은 작년 11월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직후부터 계속됐다.올들어 △특수전선업체인 GCI △건축외장재인 알루미늄 커튼월을 생산하는 슈미들린코리아 △자동차부품업체인 P&F △광부품업체인 네옵텍 등 4개 중소업체를 인수했고 전선 절연체인 컴파운드를 생산·판매하는 자회사인 파운텍은 직접 설립했다.

급기야는 선박용 전선시장 세계 1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주 연매출 1천4백억원,자산 1천1백억원 수준의 진로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밖에 극동도시가스는 작년말 극동ENG에 이어 지난 3월 가스설비 시공업체인 세원가스관리를 인수했으며 E1은 최근 자산 8천5백억원짜리 해운업체인 범양상선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작년 11월 출범 당시 6개 계열사에 자산규모가 5조원에 못 미쳤던 LG전선그룹이 진로산업과 범양상선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규모 6조원대에 15개 계열사를 갖춘 재계서열 20위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신규 사업에도 적극 진출

LG전선그룹은 본업외 분야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물류업과 명품브랜드 사업에 진출키로 한 가스업체 E1이 대표적인 사례다.

E1은 특히 물류업 진출을 위해 범양상선 인수전 뿐 아니라 인천남항 컨테이너 터미널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명품 브랜드를 활용한 의류업·음식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희성전선은 다음달 사명을 '가온전선'으로 바꾸는 것을 계기로 신규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하이마트처럼 희성전선 제품 뿐 아니라 LG전선 대한전선 극동전선 피렐리 등 국내외 모든 전선제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전선 양판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LG산전은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손꼽히는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RFID사업부를 신설하고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키로 했다.

LG전선은 최근 콤텍시스템과 함께 광가입자망(FTTH)용 장비사업에 진출했다.

이밖에 LG전선그룹은 구자홍 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철씨가 소유한 ㈜한성을 통해 건설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한성은 조립식 주택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현재 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빠르면 내년 중 종합 건설업으로 사업범위를 넓힐 계획이며 이 경우 LG전선그룹과 서로 협력관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