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휩쓴 한국양궁 "이유 있었네".. 정몽구 회장 20년 후원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남녀 양궁선수단이 금메달을 휩쓸면서 20년간 대한양궁협회 회장과 명예회장을 맡아 이 종목을 메달박스로 키워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각별한 '양궁 사랑'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 회장이 양궁협회 회장을 맡은 것은 지난 85년.회장직을 네 차례나 연임한 그는 97년 이후 명예회장을 맡아 국내 양궁 발전에 열정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이번 올림픽 방송해설가로 나선 김수녕씨도 선수들이 금메달을 쏟아내자 감격스러운 듯 "이번 양궁의 쾌거는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뤄졌다"고 수차례 강조했을 정도.

정 회장은 특히 양궁에 과학적 기술지도 방법을 도입,과거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선수 육성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양궁협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체형에 맞는 국산 활 개발을 독려하면서 자신의 집무실 한 켠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시간이 날 때마다 관계자들과 해외 제품과 국산 제품 비교 품평회를 갖는 등 애정을 쏟아왔다는 것.당시 개발된 활은 지금까지 대표선수들이 애용하고 있으며 한국 선수들을 벤치마킹한 해외 선수들도 이 활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실제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해외 선수 가운데 20% 정도가 이 활을 사용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 양궁선수단은 이번 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과 여자개인전 등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내 전체 획득 금메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선수 개개인과 그들이 사용하는 장비 하나하나에까지 세심한 관심을 보여왔다"며 "이같은 '품질 경영'이 양궁선수단의 쾌거에 든든한 힘이 됐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