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세금인상 '고민되네'

내년 초 경유승용차 출시를 앞두고 "에너지 세제개편"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율조정을 통해 휘발유에 대한 경유와 LPG부탄의 상대 가격을 언제,어느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것인가를 조정하는 에너지 세제개편을 놓고 이해관계자들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해 경유차 출시에 맞춰 경유 상대 가격을 빨리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자동차업계 상황 등을 감안해 상대 가격을 너무 높게 잡으면 안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최근엔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유류 관련 세금을 깎아야 한다는 요구까지 가세,세제개편 작업에 각종 복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정부는 오는 26일 관련 부처 및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에너지세제개편 태스크포스 회의와 27일로 예정된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내달 정기국회에 개편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경유가격,휘발유 가격의 85%까지 올린다

에너지세제 개편과 관련해 정부 용역을 받은 조세연구원 등 4개 기관은 일단 휘발유와 경유,LPG부탄의 상대 가격을 지난해 말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00:85:50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000년 1차 에너지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2006년 7월까지 유종간 상대가격 비율을 100:75:60으로 조정할 계획임을 예고했었다.경유 상대가격은 더 높이고,LPG부탄 가격은 더 낮추겠다는 얘기다.

지난 7월1일 현재 세 유종간 상대 가격은 100:69:51 수준이다.

업계의 관심은 어떤 속도로,언제까지 유종간 가격비율을 목표치까지 끌고 가느냐에 쏠리고 있다.◆'경유 가격조정 앞당겨야' vs '가격조정 유보해야'

환경단체와 환경부는 내년부터 경유승용차가 출시되는 것에 맞춰 경유 상대가격 조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지금도 신차 중 50%가량이 경유차량인데 내년 경유승용차가 나오면 환경오염 문제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며 "경유가격을 조기에 휘발유의 85%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 등은 최근 고유가로 휘발유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휘발유에 대한 경유 상대가격 조정작업까지 겹치게 될 경우 주소비층인 화물차 및 택시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세율조정 유보'를 주장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세수감소 때문에 유류 관련 세금을 못 내린다면 대신 경유 등의 상대가격 조정작업을 뒤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의 권혁세 재산소비세심의관은 "세수 부족과 고유가 상황,에너지절약의 필요성,대기오염 방지 등의 여러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경유차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마냥 결정을 미룰 수는 없다"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취합한 뒤 내달께 국회에 세제개편안을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