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에 돈 몰린다

미국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헤지펀드 투자 규모가 오는 2008년까지 현재의 5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채권과 주식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대체 투자 수단을 찾고 있는 퇴직연금펀드들이 헤지펀드 투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뉴욕은행 등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향후 4년간 전체 헤지펀드 신규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2천5백억달러(약 2백86조원)가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유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현재 4백여개의 기관투자가들이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약 6백60억달러다. 이 중 절반은 재단이나 기금으로부터 들어온 돈이다. 보고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연금펀드들이 향후 4년간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헤지펀드 투자액이 2008년에 3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확정급여형 퇴직연금펀드(Defined Benefit Pension Funds)들이 고수익을 좇아 헤지펀드로 몰려들 것으로 내다봤다. '확정급여형'은 퇴직자들에게 지급될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어 펀드 운용 결과에 따라 기업의 부담이 달라지게 되는 형태의 퇴직연금이다. 연금 투자자문회사인 러셀 투자그룹의 폴 레이놀즈 이사는 "항공사나 자동차 업계에서 채택하고 있는 확정급여형 연금 펀드들의 경우 종업원 수가 줄어 신규자금 유입이 줄고,주식과 채권 등 기존투자 수단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한 대안으로 헤지펀드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연금펀드들이 헤지펀드의 과거 수익률만 믿고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향후 수익률은 전과 같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연기금들은 지난 10년간 헤지펀드 투자로 연 평균 12%의 수익을 거뒀다. 이번 조사에서 연기금들은 헤지펀드로부터 8%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 들어 연기금이 헤지펀드 투자로 얻은 수익은 3%에도 못 미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