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실의 '퀴즈경제'] 기술격차와 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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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국이 한국보다 기술적으로 앞섰다고 평가받고 있는 분야는?
(가)디지털TV (나)반도체 (다)자동차 (라)우주항공
[2]국가간 무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이론과 관련,현대무역이론에 해당되지 않는 것은?
(가)절대우위론 (나)대표수요이론 (다)기술격차이론 (라)제품사이클이론
[3]국제무역이 성립되는 원인으로 국가간 기술격차이론을 주장한 사람은?
(가)아담스미스 (나)리카르도 (다)헥셔-오린 (라)포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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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서 주목할 조사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부가 정보·지식·지능화 사회 구현 등 5대 국가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99개 핵심 기술을 선정,세계 최고 기술 수준과 비교했더니 아직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것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88개였고,일본 유럽도 각각 16개를 확보했다고 과기부는 밝혔다.
한국은 과연 어느 정도나 뒤처진 것일까.
99개 핵심 기술의 평균 수준은 세계 최고 기술수준의 65.1%이고,기술격차는 평균 5.8년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99개 핵심 기술에서 중국의 기술수준은 52.5%,한국과의 기술격차는 평균 2.1년이다.
특히 핵심 기술 중 우주항공 분야에선 중국이 오히려 3.8년이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비유하자면 달리기를 하는데 앞사람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뒷사람과의 거리만 자꾸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기술수준과 기술격차는 어떻게 계산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확히 하려면 기술을 구성 요소별로 세밀하게 쪼개고 또 쪼개서 각각 기술적 성능지표별로 비교하고,여기에 각각의 중요도나 가중치를 감안해 계산해야겠지만 대개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술수준과 기술격차는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기술수준에서 차이가 적어도(커도) 추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덜) 걸릴 수도 있다.
마치 달리기를 하는데 앞사람과 거리가 가깝다고(멀다고) 추월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그만큼 덜(더) 걸린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상대가 보유한 기술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기술수준이나 기술격차는 어디까지나 한 쪽에서 판단한 것일 뿐 상대가 이를 인정한 것은 아니란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상대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일 수 있는 것이고,따라서 항상 이 문제는 동태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어쨌든 미래 핵심 기술들의 격차는 앞으로 중요한 산업들의 발전 격차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결코 아니다.
특히 국내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기술격차와 무역 간의 관계만 따져봐도 그렇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중·일 무역구조를 한번 생각해 보자.현재 일본은 한국에 흑자,한국은 중국에 흑자,중국은 일본에 흑자다.
이 순환구조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국제무역을 설명하는 이론은 애덤 스미스의 절대생산비설(절대우위론)을 필두로 리카르도의 비교생산비설,헥셔-오린의 생산요소 부존이론 등으로 발전해 왔지만 현대 무역이론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기술이란 변수다.
포스너(M V Posner)의 기술격차이론(Technology Gap Theory)은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
그는 기술격차가 비교우위를 낳고,다른 나라가 이 기술을 모방할 때까지 수출을 계속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기술격차이론은 이후 제품의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혹은 신제품 단계,성숙제품 단계,표준화제품 단계에 따라 무역의 비교우위가 선진국에서 점점 후진국으로 이전해가는 이른바 제품사이클이론(Product Life Cycle Theory)으로 발전하게 됐다.
만약 중국이 더 이상 한국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가 된다면,그래서 중국이 한국의 중간재적 기술이 아닌 일본의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단계가 된다고 해보자.이 가정은 사실 다국적 기업들이 끊임없이 중국으로 몰려드는 추세 한 가지만 생각해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럴 경우 현재의 한·중·일 동북아 무역구조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은 일본에 적자를 탈피하지 못한 가운데 중국에도 적자를 기록하는 반면,일본은 한국에 이어 중국에도 실질적인 흑자를 기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기술적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그 사이에 끼여 있는(nut-cracked)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최근의 국제적 분업체제가 중간 수준의 기술을 가진 국가들이 설 땅을 점점 없애는 추세로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술 선진국과 중국,인도 등과의 분업은 그런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기술격차는 그런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안현실 논설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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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라) [2] (가) [3]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