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부품소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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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 종합실태조사를 보면 품질 등이 향상되고 있지만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 확보와 자금부족 애로는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중국과의 수출경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부품의 일본 등 대외의존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점에서 다시 한번 부품소재산업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경제의 당면 문제로 경기 양극화, 고용없는 성장 등을 말하지만 산업구조적으로는 취약한 부품소재산업 탓도 크다. 경제살리기 대책에서 부품소재산업 육성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30년동안 정부가 부품소재산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고, 특별법까지 만들어 기술개발,신뢰성 향상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는데 왜 항상 취약분야로 남아 있는 것인가.
물론 정부지원시책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지원은 필요조건의 하나일진 몰라도 그게 충분조건일 수는 없다.
부품소재기업이 제품을 아무리 개발해도 수요기업이 써주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됐지만 부품소재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수요기업으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못받는다고 응답했다.
또 수요기업과의 애로사항으로 부당한 단가인하 요구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마디로 수요기업과 부품소재기업간 협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얼마전 전경련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대ㆍ중소기업간 핵심부품 공동개발에 앞장서기로 했다.
일본이 그러했듯 수요기업의 적극적인 자금 및 인력지원,그리고 개발업체와의 공평한 성과 및 위험분담이 이뤄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방안도 없다.
정부도 이같은 협력을 확산시키는데 정책적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수요기업과 부품소재기업간 협력에 출자총액제한제 등 대기업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이번 기회에 따져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