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엔지니어링] (인터뷰) 이우정 <엔지니어링진흥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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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항상 지하철,도로,통신망 등을 이용하면서도 이것을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이런 사회 인프라 구축의 숨은 주역인 엔지니어링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우정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대한콘설탄트 대표)은 협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엔지니어링의 날'을 제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엔지니어링 업계 종사자가 10만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이 지난 40여년 동안 국가 발전에 헌신한 공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엔지니어링의 날 행사를 통해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엔지니어링 산업이 60년대 기술용역업으로 시작해 1970∼1980년대에 급성장했다가 그 후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링 업종이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바뀌고 영업허가 조건이 완화되면서 회사들이 난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처럼 메이저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 자체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지요."
이 회장은 "업체들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진흥법상의 허가 기준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금은 기술사의 저변이 확대돼 있어 업체들이 업종 허가를 위해 일정기준 이상의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예전처럼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40여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상당한 기술력과 경험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주로 외국 기업의 협력업체로 일했으나,지금은 고도의 설계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도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우리나라가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한 7위권 투자국이면서도 실제 ADB 사업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그 사례로 소개했다.
"해외 진출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나 기술력 향상 등 엔지니어링 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의 기술력이 통할 수 있는 중·후진국을 대상으로 한 사업전략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며 "국제 감각과 언어구사 능력을 가진 전문인력 양성사업과 각국 엔지니어링협회와의 교류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