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요리'.. 찹쌀굴솥밥… 굴순두부… "굴맛이 꿀맛"


'바다의 우유'라고 하는 굴 철이다.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그토록 즐겨먹었다는 굴요리를 맛나게 하는 집을 소개한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풍년명절'(02-306-8007)에 가면 '찹쌀굴솥밥'을 먹을 수 있다.


원래 황해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음식에 담긴 손맛과 기품이 느껴지는 곳이다.


요리연구가로 매스컴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추향초 사장(60)의 명성은 과대포장되지 않았다.
돌판 위에 올려져 나오는 찹쌀굴솥밥은 사골육수로 밥을 지어 차지고 윤기가 잘잘 흐른다.


여기에 무와 감자를 채 썰어 넣었다.


퍽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술술 잘 넘어간다.
밥 위에 잔뜩 놓인 굴을 함께 버무린 뒤 이곳의 압권인 양념장에 비벼 먹어보라.숟가락을 주체할 사이 없이 움직이다 보면 평소의 2배 정도 밥 양이 는다.


양념장은 고추 파 깨 등을 넣어 만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양념장을 만드는가 넌지시 물었더니 직접 담근 간장을 사용해서 그렇다고 한다.
직접 만든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이 들어간 반찬도 매우 맛깔스럽다.


백김치도 맛이 알맞게 들었고,특히 동치미는 몇 차례 더 달라고 했는지 모른다.


오징어젓갈은 이북식으로 나온다.


굴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난다.


남도지방은 날씨가 더운 탓에 젓갈을 푹 발효시키지만 추운 이북지방은 젓갈을 발효시키지 않기 때문에 재료의 맛이 살아 있다.


굴밥을 다 먹고 나면 뜨거운 돌판에 누룽지가 생긴다.


긁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처럼 먹을 수도 있다.


굴돌솥밥에는 시원한 된장찌개가 딸려 나온다.


맛난 밥을 짓기 위해 2인분(2만4천원) 이상만 주문받는다.


굴을 이용한 또 다른 맛집으로 '김명자 굴국밥'(02-561-6713)이 있다.


원래 울산 달동에서 김명자씨가 굴국밥을 전문으로 팔았는데 단골손님이던 한상현씨가 3년 전 서울로 가져와 프랜차이즈화한 곳이다.


한씨의 일가친척들이 역삼동 서울역 광화문 등 여러 곳에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점심 때면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맑은 국물에 미역 계란 등이 담겨 나오는 이 집의 굴국밥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콩나물국밥 스타일과 비슷하다.


한 그릇에 5천원.굴파전 굴전 굴보쌈 등 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자리한 '정원순두부'(02-755-7139)는 '굴순두부'가 인기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계란이 놓여져 있다.


1개 2백원으로 직접 가져다 굴순두부에 넣어 먹도록 한 것이다.


빨갛게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굴순두부에 계란을 넣는다.


바로 국물에 풀지 않는 게 낫다.


국물이 중화돼 굴과 순두부의 제 맛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굴순두부와 함께 밥을 비벼먹을 수 있도록 콩나물 김 고추장이 담긴 그릇이 딸려 나온다.


처음에 밥을 다 털어넣지 말고 절반가량 먹고 난 다음에 비벼먹는 게 순서다.


1인분 6천원.


굴요리로 자주 눈에 띄는 게 '굴짬뽕'이다.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중국집들이 이 메뉴를 선보인다.


을지로 3가 대로변에 위치한 '안동장'은 하얀 굴짬뽕(6천5백원)으로 야채가 많이 들어가 있다.


신촌의 완차이는 매운 굴짬뽕(6천원)으로 유명하다.


연세대 앞에 있는 복성각은 대학생들을 겨냥한 듯 3천5백원짜리 굴짬뽕을 내놓는다.
싸지만 양이 좀 적은 편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