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高유가에 발목…연중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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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지속적인 유가 상승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유가가 배럴당 55달러를 돌파했던 22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백7.95포인트 떨어진 9,757.81을 기록,연중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3주 연속 하락이었다.
나스닥은 1,915.14로 전날보다 38.48포인트 떨어진 약세권에서 헤맸지만 주초 상승분을 다 까먹지 않아 한 주 전체로는 0.19% 오르는 체면을 유지했다.
유가 상승은 두가지 면에서 투자자들의 의욕을 꺾었다.
기업수익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다 경제의 탄력성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계속 발표되는 기업 실적은 증시에 고무적이지 못했다.
코카콜라는 3분기 중 수익이 24% 줄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장기 수익전망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온라인 소매상인 아마존 닷컴은 수익이 3배나 늘었지만 월가 전문가들의 기대치에는 못미쳤다.
특히 내년 매출 증가율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발표해 투자분위기를 짓눌렀다.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의 매출과 수익이 배로 늘었다는 발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구글은 전날보다 23.05달러 뛰어 1백72.43달러로 올랐지만 다른 기술주들은 구글의 온기를 나눠갖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만들 정도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돼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29일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발표되기 전까지 유보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상황에 대한 분명한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이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분기 3.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으로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 3분기 성장률이 4.2%로 발표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쉽게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
컨퍼런스 보드가 조사한 9월 경기선행지수가 0.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앞날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선행지수 하락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컨퍼런스 보드의 이코노미스트인 켄 골드스타인은 "내년 경제가 탄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대통령 선거가 열흘도 남지 않아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AP 조사에 따르면 조지 W 부시와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49 대 46으로 오차 범위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팽팽한 선거는 투자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컨퍼런스 보드는 26일 10월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한다.
9월의 96.8 보다 낮은 93.5로 예상되고 있다.
27일엔 9월 내구재 수주 동향,29일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가 나온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