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이키 광고 금지 "중국인 자존심 모욕했다"

중국 정부는 6일 국가적 자존심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나이키 TV 광고의 방영 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내 모든 광고는 국가 존엄과 전통을 존중한다는 규정을 나이키가 위반했기 때문에 방송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방송 중단 조치가 내려진 나이키의 '두려움과 싸우는 방(恐懼鬪室)'이란 TV 광고는 미국 프로농구(NBA) 신인왕 르브론 제임스(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가 중국 전통 복장의 쿵푸도사 및 2명의 여성,중국인이 신성시하는 용 두마리를 차례로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중국인들은 이 광고에 등장하는 배역 중 제임스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가 모두 그래픽이라 하더라도 중국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데다 중국을 상징하는 용이 무참히 패배하는 등 중국인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광파전영전시총국은 "이번 나이키 광고는 국가의 관습과 문화를 모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중국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비판했다. 나이키 상하이지사의 프랭크 팬 이사는 "우리는 중국의 법률을 준수한다"며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방송 법률을 강화하고,영어 단어를 사용하거나 서양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TV광고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도요타자동차는 중국의 상징 사자가 도요타에 경례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고 30개 신문에 사과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외국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광고 내용이 중국 정부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