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 경찰청장 전격 사의 표명.. 청와대 '입김' 작용했을까?

경찰 최초의 '2년 임기제 청장'인 최기문 경찰청장이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최 청장은 내년 3월까지 2년 임기가 보장돼 있었으나 이날 전격적으로 사의를 나타냈다. 최 청장은 "경무관 및 총경 이하 인사를 곧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새 지휘부가 새 인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돼 사의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은 총경 이하 경찰 인사는 매년 1∼3월 실시토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 관계자는 "최 청장이 정기 인사를 하려는 데 청와대 비서실에서 새 청장에게 맡기도록 하면서 '정기인사도 하지 못하게 하면 더이상 청장으로 업무수행에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찰 주변에서는 최 청장이 최근 경찰 자체의 간부 인사안을 마련했으나 청와대가 제동을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또한 최 청장이 고향인 경북 영천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여부를 놓고 여권 핵심층과 마찰을 빚었다는 설도 있다. 최 청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다음 계급인 허준영 서울경찰청장,김홍권 경찰청 차장,하태신 경기경찰청장,이상업 경찰대학장,이승재 해양경찰청장 등 5명의 치안정감 가운데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교부의 신년도 대사 정기인사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사유로 외교부 자체안에 대해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국세청 등 다른 기관의 인사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과거 '기관장의 전결'사항이었던 2급이하의 승진 및 보직인사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일부 기관의 '설명'을 자세하게 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허원순·김철수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