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인책론 '수면아래로'.. 당쇄신 돌입

한나라당에서 '쟁점 법안' 협상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지도부 인책론이 일단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박근혜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덕룡 원내대표 등의 책임론에 대해 "이런 저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 전체로선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대신 박 대표는 이달 말까지 제2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작업을 추진,당명 개정과 선진화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는 쇄신안이 확정된 후 빠르면 이달말 원내대표 등 선출직을 제외한 대대적인 당직 개편을 실시할 방침이다. 전권이 박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쇄신작업은 '박근혜체제' 뿌리내리기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박 대표는 "당직개편은 일괄적으로 정기인사 차원에서 이달 내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책론이 아닌 쇄신 차원에서 대폭 물갈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쟁점법안' 협상을 계기로 박 대표와 김 원내대표,박 대표와 소장파간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어 쇄신작업이 일사불란하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영남 보수파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의 용퇴를 거듭 촉구하는 것도 분란의 요인이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올해엔 경제 챙기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으며,방해꾼이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국가보안법 등을 추진하는 열린우리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줄을 고쳐 팽팽하게 맨다)'이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우회적으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어려울 때 거문고줄을 다시 풀어 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내에서는 새 각오로 원내사령탑직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