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신년회견] 경제정책 방향은.."관광.의료.교육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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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선진경제 진입을 위한 장단기 해법을 제시했다.
핵심은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 등 취약 부문에 대한 지원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개방과 혁신을 통한 지식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선진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
이를 통해 오는 2008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경제를 이루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서비스산업 육성과 양극화 해소를 통한 동반성장 방안 등 대통령의 구상을 구체화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서비스산업 집중 육성
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선진경제 진입을 위해 우리가 취약한 금융 회계 법률 디자인 컨설팅 연구개발 등 지식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서비스산업은 고부가가치 분야일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핵심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교육 의료 관광·레저 등 산업의 발전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들 산업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내수 진작 등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 등이 추진 중인 교육 의료 관광·레저산업의 개방과 경쟁 유도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재경부는 지난 한햇동안만 1백2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한 교육 의료 레저·관광용 해외 지출을 국내로 돌려 내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들 산업의 개방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료계와 교육계는 물론 관련부처 등의 반발로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대통령이 '금년 중 서남해안의 대규모 관광레저단지 계획 구체화'를 약속함으로써 전라남도가 외자 38조원을 유치해 오는 2013년까지 3천2백만평 규모의 관광레저도시를 개발하겠다는 'J프로젝트' 등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노조 봐주는 일 없을 것'
노 대통령은 구조적 양극화 문제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작년에 대기업 중심으로 수출이 30% 이상 늘고 국내총생산도 5% 성장했으나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크다"며 이들을 지원하는 '동반 성장' 정책을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잘나가는 대기업들은 더욱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뒤처지는 중소기업 등은 정부가 지원하되 그 대상을 잠재력 있는 우수기업으로 제한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은 또 "비정규직 근로자 등을 위해 정규직과 대기업 노조의 양보와 협력이 절실하다"며 "소수에 대한 두터운 보호보다는 다소 수준이 낮더라도 다수가 폭넓게 보호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대기업 노조에 대해 '봐주는 일 없을 것'이란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경제연구원 원장은 "양극화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시장원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