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리는 초저금리] 시장 안정돼도 '3%대 초반 U턴' 힘들듯

올 들어 채권시장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유통수익률)가 한달 새 0.8%포인트 가까이 급등,'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론 채권 공급 확대,중장기적으론 경기회복 가능성으로 인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이 안정을 되찾더라도 지난해 8월 이후 지속됐던 연 3%대 초반의 초저금리 시대로 되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시장 일각에서는 시장금리 급등세가 은행 등 금융권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의 '싹'을 잘라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비정상적인 금리 급등 31일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연 4%대로 올라섰다. 작년 두 차례(8,11월) 콜금리 인하 뒤 줄곧 연 3%대 초반을 맴돌던 국고채 3년물이 콜금리 인하 전 수준을 회복한 것. 금리 급등세의 발단은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12월31일 올해 채권 발행물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에만 금리가 0.1%포인트나 뛰었고 이후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 및 박승 한은 총재의 콜금리 인하 무용론 발언이 이어지며 한 달 만에 0.78%포인트나 뛰었다. 이 와중에 부랴부랴 재경부는 2월 국고채 발행계획 대폭 축소,한은은 국고채 2조원 시장매입 등의 안정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주말 재경부가 2월 중 5조원 규모의 재정증권 발행계획을 발표,31일 금리를 폭등시키며 시장심리를 매도(금리 상승,채권값 하락) 일변도로 쏠리게 만들었다. ○초저금리 시대 막내리나 이처럼 금리 급등세가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자 시장에서는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추세적으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금리가 안정되더라도 작년 말 수준으로 내려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댄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한은의 추가 콜금리 인하 가능성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농협선물 연구원도 "한은이 콜금리를 더 낮추더라도 '그것으로 마지막일 것'이란 인식이 강해 작년처럼 시장금리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근 시장금리의 급등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지표로 확인된 것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기회복의 싹을 잘라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돌연한 금리상승은 개인과 기업의 자금수요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정책당국이 지난해 급격히 내려앉은 금리가 '시장 자율 조정'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되오르도록 기다리지 않고 국채발행 물량 확대,금리인하 부작용 발언 등 인위적 방식으로 조정하려 한 데 대해 '또 다른 정책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리의 빠른 상승은 정부의 재정자금 조달비용,환율관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간단치 않은 '후폭풍'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