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한류우드
입력
수정
사람들을 불러 모으자면? 자연 역사 문화는 3대 관광자원이다.
중국 이탈리아 그리스 이집트는 역사의 흔적,프랑스는 문화예술,뉴질랜드 티베트 등은 천혜의 자연으로 여행객을 끌어당긴다.
역사와 자연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것이지만 문화는 끊임없이 창출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명소를 탄생시킨다.
문화는 기존의 역사와 자연을 재발견하고 허름한 집 한채를 찾아 긴 여행길에 오르게 한다.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의 경관을 세계에 알리고,소설 '다빈치 코드'는 유럽의 교회와 박물관을 잇는 관광상품을 만들어냈다.
'모래시계'는 정동진의 땅값을 다락같이 올리고,'겨울 연가'는 춘천과 용평을 국제관광지로 부상시켰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할리우드를 본뜬 '한류우드(Hallyuwood)'를 조성한다는 소식이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을 지속 확산시키고자 30만평 규모에 욘사마 호텔, 이영애 궁중요리점같은 한류체험 시설과 영화관 야외공연장 종합촬영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단지를 꾸민다는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2008년 여름이면 일본에서 한류우드 홈페이지를 통해 '욘사마 패키지'를 예약한 여성이 내한,욘사마호텔에 묵고 거리에서 홀로그램 스위치를 눌러 '겨울연가'재생장면을 감상하고 유명 프로덕션이 모인 벤처타워에서 한류스타들의 촬영현장을 볼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산은 인천과 김포공항에 가까운데다 바로 옆에 호수공원 한국국제전시장(KINTEX) SBS제작센터가 있고,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와 파주 출판단지, 헤이리 예술인마을 및 DMZ로 곧장 이어진다.
잘만 하면 할리우드처럼 대중문화와 관광의 시너지효과를 살려낸 세계적 명소가 될 지 모른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명성은 근 1백년에 이르는 역사와 미국 영화산업의 산실이라는 요건이 합쳐져 얻어진 것이다.
3년동안 호텔과 영화관에 종합촬영장까지 짓고 영화산업의 중심을 옮기는 일은 간단할리 없다.
대중문화에 대한 호감은 움직이는 건데 '겨울연가'위주로 기획하는 것도 의아하다.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면 장항나들목 입구부터 꽉 막히는 교통체증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궁금하고.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