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산업 신성장전략 컨퍼런스] '고사 위기' .. 증권산업 현주소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고사(枯死) 직전인 국내 증권산업의 현주소가 숫자로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위원회 유재훈 증권감독과장은 "42개 증권사의 총 자기자본은 13조6천억원으로 총 자본금인 15조6천억원에 비해 2조원 정도 자본잠식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증권산업에 '부도 경보'가 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탁매매가 사업구조의 핵심이지만,수수료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제 한국 증권사의 수익구조에서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미국의 19%를 크게 웃돈다. 반면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수수료는 하락,증권사의 평균 영업수지율이 80%선에 머물고 있다. 핵심 영업수익으로 판매관리비를 80%밖에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 99년에는 영업수지율이 1백60%였다. 유 과장은 "42개 증권사 중 영업수지율이 1백%를 넘는 곳은 9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의 1인당 부가가치 규모는 1억9천만원으로 은행의 3억2천만원을 크게 밑도는 등 산업경쟁력이 매우 낮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이와증권SMBC 한기원 서울지점 대표는 "한국에서 증권산업은 가치창출 산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폄하한 뒤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어려운 데다 각종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