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쓴소리 박용성 회장,두산重 임원질타


"인건비가 3배나 비싼 일본 업체들에 국내 발전기기 시장을 왜 뺏겨."


재계의 'Mr.쓴소리'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이번엔 사내 임원들을 질타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우리(두산중공업)가 발전 주 기기를 제작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인건비가 3배나 비싼 일본과의 경쟁에서 국내 시장을 뺏기고 있는 것은 우리의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뒤처져 있는 증거"라며 경영진을 질타했다.


박 회장의 호통은 괜한 '군기 잡기'가 아니다.


영흥화력발전소 1,2호기의 80만kW급 발전터빈을 수주하는 등 그동안 국내 화력발전 설비를 독점하던 두산중공업이 일본 히타치사에 덜미가 잡혀 버린 일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히타치는 지난해 영흥화력 3,4호기의 동급 발전터빈 국제입찰(총1천억원)에서 두산중공업을 제치고 수주했다.


게다가 영흥화력발전소가 앞으로 12호기까지 발전터빈 등 발전설비를 국제입찰에 부칠 예정이어서 히타치와의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이어 "기술 개발을 게을리 한다면 앞으로 10년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며 "발전기기의 과잉 설계로 인한 낭비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자재를 선별 사용해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