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 볼스는 미래 英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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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영국의 왕위를 계승하면 커밀라 파커 볼스는 자동적으로 영국의 왕비가 된다고 영국 정부가 21일 밝혔다.
영국 정부 내 최고위 법무담당 기구인 헌법부는 "이날 의회의 대정부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해 찰스 왕세자가 왕이 되면 그의 부인이 여왕이 된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헌법부는 한 하원의원이 "오는 4월8일로 예정된 찰스 왕세자의 재혼이 '귀천상혼'(貴賤相婚)이냐"고 질의한 데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귀천상혼이란 왕족 등 신분이 높은 남성과 신분이 낮은 여성 간의 결혼으로,부인은 남편의 신분과 재산을 계승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영국 왕실은 전 남편이 살아 있는 이혼녀와 왕세자가 결혼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파커 볼스에게 찰스 왕세자와 재혼한 뒤에는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왕위를 계승한 뒤에는 '왕의 부인'(Princess Consort)이란 호칭을 부여하기로 했다.
파커 볼스도 재혼한 뒤 찰스 왕세자가 영국의 국왕으로 즉위해도 "절대로 왕비가 되지는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한 법적으로 파커 볼스가 왕비가 되지 않는 길은 없다고 확인했다.
왕의 부인이 왕비가 된다는 것은 헌법의 명문규정이란 설명이다.
헌법부는 "왕의 부인이 왕비가 되지 않기를 원한다면 헌법을 개정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이는 그러나 영국 의회뿐만 아니라 영국의 국왕을 국가원수로 하고 있는 17개 영연방 국가 의회가 모두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왕비가 되려고 해도,되지 않으려 해도 영국의 복잡한 제도와 관습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영국 국민의 약 38%는 찰스 왕세자의 왕위 승계를 지지하지만 파커 볼스를 왕비로 받아들이겠다는 여론은 8%에 불과할 정도로 이혼녀가 왕비가 되는 것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