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외국인도 살기좋은 한국만들기

'우리나라 도시의 교육 의료 외국어소통 등 생활서비스 경쟁력이 중국이나 동남아에도 크게 떨어져 외국인이 살기에는 정말 힘든 곳이다.' 본지가 KOTRA 해외무역관과 종합상사 지사를 통해 각국의 도시경쟁력을 조사해 기획연재하고 있는 '살고싶은 코리아로-생활서비스 경쟁력을 키우자'에서 나타난 실상이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정부가 선진국 진입의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동북아 금융·물류허브 구축이 과연 가능한지부터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 도시의 외국인 생활환경이 열악해 투자유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서울의 사무실과 주택임대료,인건비 등은 도쿄 런던 파리 수준과 맞먹는 반면,교육 의료 외국어소통 교통 등 생활서비스 경쟁력은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상하이 등에도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일상적 의사소통은 말할 것도 없고,집을 구하고 인터넷에 가입하는 것도 어렵기 짝이 없다. 한마디로 생활하는데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닌,매력없고 비싸기만 한 곳인 것이다. 외국기업의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각종 투자규제의 철폐를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부터 우선돼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불편없는 교육 의료 행정서비스 체제 구축과 각종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 생활환경 개선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도 이런 저런 규제에 갇혀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외국인을 위한 사업 및 생활 인프라를 갖춘 '비즈니스의 천국'을 만들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아래 추진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만 보아도 그렇다.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외국인학교 설립 특별법안이 내국인 입학과 과실송금 허용을 둘러싸고 10개월째 국회에서 처리가 미뤄지면서 외국인들의 실망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걸림돌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외국인들은 결국 우리나라로부터 발길을 돌리면서 동북아경제중심은 커녕 국제경제체제에서의 고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시장의 과감한 개방과 규제개혁으로 우리도시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