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현장점검] (3ㆍ끝) 음식점은 아직도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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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대체로 "경기 호전을 실감하지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친다.
소형 음식점이나 호프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경기가 좋아지지 않느냐"는 물음에 다소 냉소적인 반응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맞은편 먹자골목의 '강구 미주구리 횟집'.장사가 잘 되는 편이어서 지난해 11월 매장을 40평에서 65평으로 25평 더 늘렸다.
그러나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윤재환 사장은 조바심이 난다.
윤 사장은 "손님들의 주문량 자체가 줄어 1인당 지출액이 작년에 비하면 20%는 줄어들었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자신의 가게에 물수건 양념 참기름 등을 납품하는 업자들이 "지금 경기가 엉망인데 그래도 윤 사장은 행복한 편"이라는 말을 들을 때 다소 위안이 된다고 했다.
홍대 근처 음식점들도 죽을 쑤기는 마찬가지.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훈씨(49)는 "저녁 일곱시부터 아홉시까지가 피크인데 테이블이 반도 안 찬다"면서 "영업일수가 적은 2월이나 3월이나 매출이 비슷한 형편"이라고 푸념했다.
영업용 택시 기사와 유흥업소 종업원 중엔 경기가 다소 나아진다고 반기는 사람도 있다.
개인택시 기사 이만형씨(52)는 "강남쪽은 확실히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대리운전 쪽으로 빠지는 손님을 감안하면 손님이 꽤 증가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신사동사거리에 있는 유흥주점 'C비즈니스클럽'의 영업부장 신모씨는 "쌍둥이 빌딩(러브호텔과 룸살롱을 통칭하는 은어)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면서 "새벽 4시 전후로 모텔에 가보면 빈 방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놀이공원들은 본격적인 봄이 열리는 4월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월드 남기성 과장은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다"며 "올들어 1월 중 입장객이 전년 동기대비 88%선이었는데 2월 91%,3월 95%선으로 상승 추세"라고 밝혔다.
에버랜드 김민수 과장은 "올들어 3월 현재까지 1백22만명이 들어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4월을 지켜봐야 경기회복 여부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창동·김재일·안정락·이상은·차기현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