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미트 페어런츠2'‥ 예비사돈끼리 배꼽잡는 性담론


늘 선글라스를 쓰고,안마를 받을 때에도 한사코 바지를 입는 잭 번즈(로버트 드니로).


헐렁한 히피룩 차림새로 사돈양반후보인 잭의 등에 스스럼없이 올라타 안마를 하는 로즈 퍼커(바브라 스트레이샌드).
제이 로치 감독의 코미디 '미트 페어런츠2'에서 사돈역으로 출연한 두 배우의 차림새와 행동은 이들이 상반된 성격임을 알려준다.


드니로가 맡은 신부감의 아버지 잭은 엄격하고 보수적이지만 스트레이샌드가 맡은 신랑후보의 어머니 로즈는 자유분방하다.


두 사람의 성격차는 자녀들의 결혼에 걸림돌인 동시에 웃음의 원천이 된다.
전편에서 남자간호사(벤 스틸러)가 애인(테리 폴로)의 집을 방문해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속편에서는 여자쪽 부모가 사윗감의 양친댁을 찾아가 겪는 소동을 그려낸다.


그것은 '나의 그리스식 웨딩'류처럼 문화와 관습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섹스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서 나온다.


물론 젊은이들이 아니라 노인들의 섹스관이다.
드니로와 스트라이샌드,더스틴 호프먼 등 풍성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노인들의 성이야기는 젊은이들의 그것에 비해 무겁거나 외설스럽지 않으며 유머와 웃음으로 다가온다.


이야기는 한마디로 그렉의 분방한 부모가 팸의 부모들에게 노년의 성을 즐기도록 이끄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잭은 전직 CIA수사관 출신답게 용의주도하며 애완용 고양이는 변기사용법을 알고 손자 아기는 마치 어른 같은 감수성을 갖고 있다.
반면 노인전문 섹스치료사인 로즈 부부의 개는 모든 사람과 동물들에게 달려들어 섹스 욕구를 표현한다.


분만 간호사라는 주인공의 직업과 게이로드 퍼커(Gaylord Focker)란 본명도 성과 관련돼 있다.


성은 욕설 'Fucker'와 발음이 같고 이름은 '게이의 제왕'이란 뜻이다.


잭의 손자가 내뱉는 첫 말도 성과 관련된 욕설이다.


본성에 충실한 삶을 강조하는 주제와 어울린다.


6명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유일한 인물은 의심 많고 억압적인 주인공의 장인 잭으로 묘사돼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 익살은 넘치지만 감동은 부족하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 전개도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15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