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자) 중국투자 부메랑 따져볼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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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체 레인콤의 하청을 받아 MP3를 생산해왔던 중국의 한 업체가 독자 브랜드로 한국에 이 제품을 역수출하기로 했다는 보도(한경 4월8일자)는 충격적이다.
우려해왔던 소위 '중국 부메랑'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물론 언젠가 이런 상황이 닥쳐오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바는 아니다.
또 우리나라 역시 일본 등 공업선진국들에 대해 이런 과정을 거쳐 경제성장을 이루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도 아닌 이른바 첨단 IT분야에서 너무도 빨리 이런 부메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산업계는 물론이고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복잡한 경쟁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그대로다.
현지 공장과 한국내 공장이 해외 시장을 놓고 치열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나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동종 기업끼리 과도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 등도 그런 현상의 하나다.
여기에 한국기업의 하청을 받아 성장한 중국기업이 이제 직접 원청기업에 도전장을 내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앞으로의 경쟁양상은 가히 전방위적이 될 것은 불문가지다.
우리나라의 중국 투자는 작년 한해 동안의 36억달러를 포함,누적기준으로는 1백2억달러를 기록할 만큼 그 규모 자체가 급증하고 있고 최근에는 업종과 기업규모,기술 수준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대로 좋은 것인지 따져봐야 할 때다.
국내에서 지켜야 할 전략산업은 무엇인지,어떤 것은 넘기고,넘기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검토가 절실하다. 구체적인 전략 없이 무계획으로 진행되는 중국 진출이 장래에 큰 화근이 되어 돌아올수도 있다는 점에서 업계나 정부는 이번 사안을 결코 가벼이 보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