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군대상품' 시판…군납업체 "공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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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의 눈길을 사로잡아 지갑을 더 열게끔 하라"
그동안 군 장병을 주 고객으로 삼았던 군납업체들에 올해 떨어진 명령이다.
군납업체들은 '수익극대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군 장병에게 공급중인 음.식료품을 민간인들에게 그대로 팔고 있다.
공산품의 경우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새로 개발한 브랜드로 민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군인공제회(이사장 김승광)산하 군납업체인 제일식품사업소 대양산업 등은 최근 하나로마트 양재점과 자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쥬스 신발 배낭 등 각종 군납품을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군 장병의 급식지원을 담당해온 제일식품사업소는 '맛스타'브랜드로 주스 잼 참기름 등 각종 음료와 식품류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춘천 대한통운마트,각종 인터넷쇼핑몰에서 팔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양질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품질은 자신 있다"며 "참기름의 경우 가루깨 대신 통깨를 사용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군납제품 생산업체들은 군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잊지 못하는 마니아층의 인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일식품사업소가 생산한 주스인 '맛스타'는 '아유헝그리(www.auhungry.com)사이트'를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최지원씨는 "20∼30대 '예비역'들이 맛스타 주스맛을 못 잊고 대량으로 주문하는 사례가 많아 인터넷판매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곰신(고무신의 준말로 애인이나 친구를 군에 보낸 여성)인터넷동호회' 회원 중에도 맛스타 마니아들이 많다는 게 제일식품사업소측의 설명이다.
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별도로 쓰지 않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군납제품의 강점이다.
주스류의 경우 인터넷쇼핑몰 판매가격은 1백80㎖ 캔 한개당 2백50원 가량으로 민간기업의 제품(5백∼6백원)의 절반 수준이다.
제일식품사업소는 지난해 민간시장에서 3억4천여만원어치를 판매했다.
올해 매출목표 5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고속도로 휴게소 등도 유통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군화를 납품하는 대양산업은 '마벨러스'라는 브랜드로 신사화 숙녀화 골프화 등산화 등을 민간인들에게 팔고 있다.
판매 통로는 자체 인터넷쇼핑몰,우체국쇼핑몰은 물론 군 골프장과 대전 계룡대 쇼핑타운 내 매장 등이다.
서울에도 조만간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강제화 등 유명 브랜드의 경우 켤레당 10만원 이상이지만 우리 제품은 6만원대에 불과하다"며 "군화를 만든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 오래 신어도 편안하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민간판매에 처음 나선 지난해 약 1억5천만원어치를 팔았으며 올해는 3억원을 매출목표로 잡고 있다.
군용배낭을 공급하는 대신기업은 '솔로'라는 브랜드로 등산용 및 학생용 배낭을 일반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양말 모자 바지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